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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저몽

무존재

illustrated by Kukka


부서져 내려가는 거대한 파란 꽃잎의 흐름. 그것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남과 북으로 양분하는 한강의 또 다른 이름. 계절에 맞추어 지고, 피는 그 땅은 하염없이 깊은 그대로 일 뿐이다. 사람들은 안다, 한강의 힘을. 그것은 너무나도 괴로워서 자신의 눈안에 두지 못하면 불안해 한다. 삶의 불안을 택한 자는 그저 눈을 돌리고, 한 순간의 도피를 택한 자는 몸을 던진다. 그는 공평하고 공명정대한 심판자이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글로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내가 쓴 글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어떤 글을 쓰더라도 공허하다. 왜냐하면 나의 글은, 나의 표현, 나의 포장지가 아니라, 내면의 본질된 ‘나’ 라는 단어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는 공허하다.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나를 표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란 존재의 본질은 무가치, 무의미, 무감, 무성, 무지, 무력, 무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존재하고, 그것을 뼈저리게 인지하며, 그렇기에 내가 극히 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나는 존재하지 않은 것에 그 어떤 미사여구도 붙일 수 없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기 떄문이다.


나는 '낙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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